김지현

달리는 개, 끊기는 몸


코로나와 함께 격변한 오늘날, 새로운 사회를 맞이하며 신체와 정신은 이전과는 다른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 


세대별 ‘정체성’에 대한 관점과 개념이 달라졌다. 주요한 이슈로 부상한 ‘나노사회’에 온 지금 파편화된 현대인들은 이전보다는 더 개인의 정체성과 정신 그리고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만, 동시에 불안, 슬픔, 싫음, 혐오, 힘듦, 박탈감의 감정이 이전보다 더 격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MZ세대의 부상 속 그들의 우울감은 우려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무분별한 시각매체를 온몸으로 받으며 온/오프라인 속 여러 자아를 연출하고 타인에게 보여짐과 보임 속 실제로는 분열된 정체성과 실존적 불안이 가중된 현대인들은 모순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속 무차별적인 혐오와 비난, 폭력, 충돌과 대립, 평가 등 집단현상의 극단의 길로 빠지기도 한다. 그리고 가상세계와 현실세계 그리고 ‘실재’와 ‘존재’의 구분이 불분명해지면서 그 범위가 무한해 여러 정체성이 오늘 날 새로운 형태의 ‘판옵티콘’을 만들었고 그렇게 현대인들은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가 된다. 


 시각매체, 정보, 가상공간 속 일상을 관통하는 폭력에 노출되며 감시하는 동시에 감시받으며 여러 형태와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파생되고 있는 이 새로운 ‘폭력’은 현대인의 눈과 귀를 가리고 생각을 지배하며 자리하게 된다. 이번에 선보이는 <달리는 개, 끊기는 몸>은 part1. 이런 우리가 되게 ‘개’ 같지 않은가?와 part2.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로 사회구조 영향아래 존재할 수밖에 없는 개인의 속성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폭력의 주체는 누구인가?’ 질문하며 오늘날 달라진 ‘사회 폭력’과 ‘현상’, ‘정신성’ 그리고 ‘정체성’에 대하여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인간의 정체성과 정신성이라는 정의하기 어렵고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하여 동시대 사건과 흐름 속 변화를 놓치지 않고 연결하기 위해 관람자 개인의 축적된 경험 또는 상황에 따른 각자의 해석을 결부하여 작품과 관객간의 연결 관계와 공감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나’와 ‘정체성’에 대한 주제는 절대 단순한 개인적 사색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는 어디엔가 있을 ‘우리’의 이야기이며 현 사회를 반영한다. 따라서 전시를 통해 일방향적으로 작품을 매개체로 하여 추체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서사와 해석을 바탕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연대로 다시 창조되어 거대한 교감의 장을 이루고자 한다.